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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자작나무숲과 셔틀버스

인제신문 기자 입력 2026.07.21 09:35 수정 2026.07.21 09:35

<인제칼럼>

↑↑ 최용건 인제신문 주필
서울대학교 회화과 학사
동국대 교육대학원
(전)동아일보 칼럼니스트
장편 소설 ‘그녀가 자작나무숲으로부터 걸어나왔다’ 책과나무 출판사외 수필집 다수 출간
ⓒ 인제신문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일찌기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관광지다. 하얀 수피를 두른 자작나무들이 빚어내는 신비로운 풍경은 사람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한다. 숲에 들면 흰빛의 신비로움이, 눈 먼자 눈을 뜨게 하는가 하면 눈 뜬자 눈을 멀게 할 것만도 같다. 아무튼 설악산과 곰배령, 내린천, 용늪과 함께 인제를 대표하는 소중한 관광자원이자 자연유산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욕심 같아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작나무숲을 찾아 인제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현재 주차장에서 숲 입구까지는 약 3km가 넘는 오르막길이다. 보통 걸음으로도 한 시간 남짓 걸린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경사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산책이 될 수 있지만, 노인이나 어린아이, 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아름다운 숲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래서 하나 제안하고 싶다. 주차장에서 자작나무숲 입구까지 제한적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개방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약자와 장애인,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등 교통약자를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자연보호를 위해 이용 인원과 운행 횟수를 제한하면 될 것이다. 전기 셔틀버스를 이용한다면 소음과 환경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숲은 걸어야 제맛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숲으로 향하는 길 자체도 탐방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같은 체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은 건강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의 자산이어야 한다.

자작나무숲은 특히 화가와 문인,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빛과 계절에 따라 끊임없이 표정을 바꾸는 자작나무는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인제에는 자작나무숲을 평생의 화제로 삼아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도 있다. 그만큼 자작나무숲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인제를 알리는 문화예술의 무대이기도 하다.

관광은 접근성이 생명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교통약자에게 최소한의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관광객을 위한 배려인 동시에 인제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성수기와 비수기를 고려하여 운행 횟수를 조절하고, 예약제를 도입한다면 자연 보전과 이용의 균형도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자작나무숲은 인제가 오랜 세월 가꾸어 온 소중한 선물이다. 그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일 역시 인제가 고민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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